그리스철학

1. 소크라테스 Socrates

1) 무지의 지

 

사람이 왜 겸손해야 하는지 답을 주는 철학 개념이 있다면, 그건 소크라테스의 '無知의 知'라고 할 수 있다.

'무지의 지'란 말 그대로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오늘날까지 철학의 아버지로 칭송받는 소크라테스라고 하지만

사실 그는 석공의 아들로 태어나 마흔까지 석공으로 지낸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런 그를 둘러싼 이상한 소문 하나가 떠돌았는데,

그건 바로 그의 친구가 델포이 신전에서 들었다는 신탁의 내용에 관한 것이었다.

 

"아테네에서 가장 지혜로운 현자는 소크라테스다"

이것이 바로 그 신탁의 내용이었다.

 

누구라도 그런 신탁을 들었다면 당연히 이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고 싶었을 것이다.

소크라테스도 당시 현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물었다.

하지만 누구도 그의 물음에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고,

소크라테스는 그렇게 깨달았던 것이다.

소피스트(sohipst, 현자)라고 해서 무엇이든 다 아는 것처럼 굴지만

실은 자신과 별반 다를 것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정확히 말하면, 적어도 소크라테스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이라도 알고 있으니

어쩌면 그들보다 더 나은 것일지도 몰랐다. 아는 척하는 순간부터 더 알 수 있는 기회를 놓칠 테니까 말이다.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부터가 앎의 시작이요 기회일 것이다.

진리에 한층 가까워지는 길이다.

이것이 바로 '무지의 지' 개념이다.

우리는 모르는 것이 있으면 질문을 하라는 말을 자주 듣지만,

실제로 손을 들고 질문을 한다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다.

왜일까?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것이 어려워서? 질문을 하면 혼날까봐?

아니다.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창피해서이다.

아는 척하지 않고, 아는 척 잘난 듯 행동하지 않아야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된다.

이것은 겸손과 겸허를 배워야 한다는 말과도 같을 것이다.

 

 

2) 대화법 ; 질문은 왜 중요한가?

질문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왜일까?

이것 역시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소크라테스는 청년들을 타락시켰다는 죄목으로 재판을 받은 적이 있다.

그가 한 일이라고는 그저 지나가는 청년들을 붙잡고 질문을 던졌을 뿐인데 말이다.

그는 질문을 되풀이 하는 일이 진리에 가까워지게 하는 힘이라고 믿었다.

이것이 바로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이다.

이 방법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도와준다는 의미에서

출산을 돕는 산파에 빗대어 '산파술'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대화법의 핵심은 질문자에게 곧바로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질문자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준다는 것이다.

곧바로 답을 얻으면 질문자는 아무것도 생각할 필요가 없게 되고

이러한 수동적 태도에는 진정한 앎이 없을 것이다.

흔히 '주입식 교육의 폐해' 라고 하는 것에 대해 떠올려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소크라테스로부터 질문을 받은 사람은 아주 강렬한 자극을 받았다고 한다. 

그만큼 질문이 날카로웠다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당시 정치가들은 그것을 위험 요소로 본 것 같다.

소크라테스가 독이 든 잔을 받은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질문을 통해 생각하는 법을 멈춘다면 진리에 도달하는 걸음 또한 멈추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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